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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자연과홍대앞인디씬의필연적인만남

그레이트 이스케이프 투어(Great Escape Tour in Jeju Island, 이하 GET)’는 한마디로 여행과 공연을 동시에 즐기는 새

로운 문화생활 상품이다. 여행의 생기를 담아낸 공연이라고 보든, 공연의 활기를 품어낸 여행으로 보든 전혀 상관없다. 사

실 여행과 공연을 동시에 즐긴다는 기본 아이디어는 그리 새로운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른바 '페스티벌 배낭족'이라

불리는 이들이 있어 철 따라 해외의 유명 음악축제를 순례한다. 그들을 문

화유목민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GET이 새롭다는 것은 해외로만 빠져나가

던 문화유목민들을 우리 땅인 제주로 불러들인다는 점이다. 가슴 한 구석 저

아래로부터 끓어오르는 욕구에도 불구하고 해외로 나가는 비용과 시간이 부

담스러웠던 문화 유목민들을 모아보자! 그런 매력을 가진 땅은 바로 바람의

섬 제주였고, 그런 매력을 가진 문화는 바로 자유로움을 노래하는 한국의 인

디음악이었다.

GET은 제주도 출신으로 대중음악계에 몸담고 있는 세 사람이 의기투합에서 시작된 일이다. 대중음악평론가인 박은석, 제

주지역 인디레이블 '부스뮤직컴퍼니'의 부세현 대표, 그리고 '장기하와 얼굴들'을 배출한 '붕가붕가레코드' 대표로 곰사장이라

는 별명으로 더 잘 알려진 고건혁이 바로 그들이다. 나이도 성격도 각기 다른 세 사람을 하나로 엮어준 연결고리는 바로 제

주도라는 땅이었다. 그리고 세 사람의 삶의 영역이 대중음악이었기 때문에 이들의 만남이 GET이라는 프로젝트로 이어진 것

은 어쩌면 필연인지도 모른다. 게다가 만나기 전부터 세 명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GET을 추구하고 있었다. 이제

때가 된 것이다.

박은석 평론가는 1994년 '우드스탁(Woodstock)'을 다녀온 이래 언젠가 반드시

제주도에서 음악 페스티벌을 열고야 말겠다는 결심을 했다. 이미 10여 년 전부터

제주도관계자들에게 페스티벌 기획안을 제안했으니 한참을 앞서간 셈이다. 부세

현 대표는 몇 년 전부터 홍대의 인디씬과 교류하며 제주도에서 크고 작은 공연

을 기획해왔다. 뻔히 예상되는 적자를 감수하면서 이런 공연들을 진행하면서 내

공을 쌓아온 것이다. "지속가능한 딴따라질"이라는 구호로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준 고건혁 대표 또한 제주도에서 '장기하와 얼굴들' 등의 공연을 열어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하는 등 고향 제주에서 활동을 모색하고 있었다.

제주에 새로운 바람을 와서 얻으라! come and GET it!

그들이 만나 '제주바람'이라는 이름의 회사를 설립하면서 GET은 드디어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 악명 높은 제주의 바람, 그리고 문화가 풍성한 제주도에 대한 바람, 그리

고 제주로 몰려들 문화생활의 바람을 담은 이름이다. GET이란 이름도 재미있기는 마찬가

지다. '대탈출(great escapte)'이라니! 누군가는 얼핏 장황하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대탈

출'이란 기존의 틀에 박힌 일상과 천편일률적인 여행 패턴으로부터의 탈피를 의미하는 것이

다. 이것은 최근 점차 늘고 있는 능동적 개별여행의 추세와도 박자를 맞추는 일이다. 더불

어 서울과 수도권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지역으로 눈을 돌리자는 뜻도 담겨 있다.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대중문화를 지방으로 확산시키자는 것이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특유의 생활

문화를 갖추고 있는 제주도야말로 '대탈출'을 감행할 만한 가치를 가진 곳이 아닌가? 거기에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는 한국

대중음악의 현재 상황이 겹쳐지면, 모두가 체감하는 대탈출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대탈출을함께하자

'제주바람'과 GET이 꿈꾸는 미래는 조금 더 자유롭고, 조금 더 문화적으로 풍성한 제주이고, 그것을 향유하는 전국의 문화유

목민들이다. 제주에 사는 이, 제주를 찾는 이들이 경험할 대탈출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그들의 탈출에 동참하고 싶은 문화

유목민은 겟인제주 홈페이지에서 대탈출의 일정과 참여하는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자.

사진촬영_ 곽원석

겟인제주홈페이

지www.getinjej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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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ju National University Hospital

2012.07 vol.46